
고사리
불탄 자리에도
봄이 오고
잘려 나간 아름드리
넓혀진 기슭에
대순처럼
할미꽃처럼
고고하게 홀로
지난 비에
잊힌 신생대가
여기저기에
불쑥불쑥
지천인 것을
고개 들어
허리 꺾기 전에
두 팔을 벌려야
내일이 있을 것인데
수양산 백이 숙제
반복되는 것이 역사라서
봄볕 따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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