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5

단풍

단풍 오랜 기다림의 댓가인가 견뎌낸 참음 덕분인가 아름답게 차려입고 무성했던 지난 여름날에 너를 알았던 것이 자랑꺼리 될 줄이야. 구름 한 점도 없는 맑은 하늘 아래에 서면 떠나 보내야 하는 아쉬움으로 홍조띤 네 얼굴 마주 대하면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서 잠 못 이루는 가을 밤에는 별이된 사랑을 찾아 나섰던 내가 우주까지 기웃거리고 있을 줄이야.

2023.11.02

가을 속으로

가을 속으로 알람소리에 무딘 몸을 일으켜 새벽 안개 짙은 길따라 기도의 자리로 주말 아침에 약속한 장소를 향해 추수 한창인 들녁을 지나 단풍 많은 계곡으로 홀로 가만히 여럿이 어울려서 재색 하늘은 에메랄드 빛으로 푸른 이파리는 빨갛게 혹은 노랗게 추수 앞둔 나락논도 머리결 고운 소녀처럼 깊은 계곡 웅덩이 물속까지 비쳐서 절로 터지는 탄성, 환호성 더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느릿느릿 짙어가는 가을 속 깊은 곳으로 단풍 빛깔따라 계곡 끝까지 어미닭 품속처럼 아늑한 날에 오늘만 같아라, 가을 속으로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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